[프리미어리그 20/21]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인가? 4대 리그 대표 공격수들과의 비교

양적지표와 질적지표의 유효성

  이전 글(통계로 보는 득점왕 경쟁)에서 양적지표와 질적지표를 제시한 바가 있다. 각각은 공격수가 골을 넣는 요인을 선수의 전술상 역할에서 찾을 것인지, 피니싱 능력에서 찾을 것인지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질적지표(FI, Finishing Indicator) : G/SoT, SoT%, G/xG, npxG/Sh

양적지표(EI, Environmental Indicator) : SoT/90, Att_Pen, Dist, Targ_90

 

  두 지표의 개념을 정립하고 어떤 것이 중요한지를 가늠했다. 처음에는 질적지표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양적지표가 더욱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 해외 네티즌의 의견을 참고했다.

지표에 대한 피드백

 

  이는 [통계로 보는 득점왕 경쟁]을 해외 사이트에 번역해 올린 것에 대한 한 네티즌의 반응이다. 그는 득점기록이 시즌 내내 누적되는 데이터임을 감안해, 다음의 식에 입각해 선수들의 득점 순위를 예측했다.

 

골 = 게임당 슈팅(인플레이 상황) * (득점/슈팅) * 경기 수 + PK득점

 

  이로써 산출된 각 선수별 예상득점은 이와 같다. 

 

이름	예상득점	현재득점(PK득점)
도미닉 칼버트-르윈	25	11(0)
모하메드 살라	16~18 + PK	13(5)
패트릭 뱀포드	20	9(0)
손흥민	17~20	11(0)
해리 케인	18~20 + PK	9(2)

* 모하메드 살라, 해리 케인만이 PK 키커다.

 

 

  그리고 그의 의견에서 흥미로웠던 점을 정리했다.  

 

• 첫째, 피니싱 능력보다 슈팅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둘째, 경기당 슈팅 횟수는 포메이션이나 팀 전술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 셋째, G/Sh의 기준을 0.25로 잡았을 때, 골을 자주 넣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를 구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 선수의 시즌 득점을 산출하는 데에 있어 양적지표가 질적지표보다 중요하다는 가설을 세우게 되었다. 한편, 한 커뮤니티에서 질적지표 중 np:G-xG보다 G/xG가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피드백을 종합해 질적지표를 조정하고 지표의 활용을 고민했다.

 

질적지표(FI, Finishing Indicator) : G/Sh, SoT%, G/xG, npxG/Sh (OUT : G/SoT, np:G-xG IN : G/Sh, G/xG)

양적지표(EI, Environmental Indicator) : Sh/90, Att_Pen, Dist, Targ_90 (OUT : SoT/90 IN : Sh/90)

 

  질적지표에서 np:G-xG를 빼고, G/xG를 넣었다. G/Sh도 고려했지만 G/xG가 더욱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G/Sh는 0.25라는 기준으로 선수의 훌륭함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G/Sh는 슈팅 수가 적거나 PK 키커인 선수들의 값이 높고(ex : 칼럼 윌슨), 전술상 슛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선수들(ex : 잭 그릴리쉬)은 값이 낮았다. 

 

  질적지표와 양적지표에서 각각 G/SoT와 SoT/90을 빼고 G/Sh와 Sh/90을 넣었다. 이는 골대를 벗어난 슈팅도 반영해야 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슈팅을 100번 쏘고 1유효슈팅, 1득점을 기록한 선수의 G/SoT는 1이다. 하지만 그 선수를 좋은 선수라고는 할 수 없다.

 

  한편, G/xG에서 1을 표준으로 정했다. 그 이유는 xG의 득점 기댓값이라는 정의에 충실한 것으로, 기대 이상의 선수와 기대 이하의 선수를 구분 짓고 싶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PK 상황에서의 xG는 1이다.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양적지표와 질적지표의 유효성 검증

  해당 지표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를 고민하던 중, 월드클래스 공격수의 양적지표와 질적지표를 분석함으로써 해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 년 발롱도르 수상 후보에 오르는 선수들과 손흥민을 비교했다. 해당 선수들은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다. 손흥민을 포함한 것은 양적지표에서 다른 선수들과 크게 비교되기 때문이다.

질적지표(FI) 비교

이름	G/Sh	SoT%	G/xG	npxG/Sh
리오넬 메시	0.06	48.1	0.69	0.09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0.17	37	1.29	0.12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0.31	42.9	1.77	0.17
손흥민	0.44	60	2.2	0.20

 

  손흥민의 질적지표는 프리미어리그뿐 아니라, 다른 리그에서도 인정받을만한 수준이다. 손흥민의 모든 보조지표는 네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반면, 리오넬 메시는 G/Sh, G/xG, npxG/Sh이 4명 중 가장 낮으며,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는 SoT%가 4명 중 가장 낮다. 한편, 메시의 수치가 0에 가깝게 나온 것은 비교집단인 4대 리그 4득점 이상의 선수들 61명 가운데 G/Sh와 G/xG가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양적지표(EI) 비교

이름	Sh/90	Att_Pen_90	Dist	Targ_90
리오넬 메시	6	8.07	18.9	86.07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5.04	8.02	19	58.68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4.43	7.84	14.4	50.63
손흥민	1.92	3.69	15.1	46.77

 

  양적지표 비교에서 리오넬 메시가 가장 큰 도형을 가지고 있다. 특히, Sh/90, Targ_90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다. Dist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14.4로 가장 좋다. 반면, 손흥민은 Dist를 제외한 전 지표에서 4명 중 가장 낮다.

 

양적지표가 메인디쉬라면, 질적지표는 디저트

  손흥민을 다른 리그의 최정상급 공격수들과 비교함으로써 알 수 있었던 것은 득점에서 양적지표가 질적지표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코스 요리에서 메인디쉬가 전반적인 인상을 좌우하듯, 양적지표가 득점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지표이다. 질적지표는 메인을 받쳐주는 디저트로서 득점을 위해서는 아주 훌륭할 필요까지는 없으나, 보통 수준은 되어야 한다.

한편, 추가적인 검증과 사고 확장을 위해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선수들의 양적지표와 질적지표를 비교했다. 이름을 알만한 선수는 따로 표시했다. 그래프는 X축에 질적지표, Y축에 양적지표를 두었다.

 

*해당 그래프는 4대 리그 소속, 4득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의 성적에 따른 "상대적 위치"를 모델링한 것임을 주의

리그	이름	득점
프리미어리그	모하메드 살라	13
라리가	카림 벤제마, 헤라르드 모레노, 이아고 아스파스	8
분데스리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17
세리에A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12

 

  스케터 그래프를 통해 양적지표가 질적지표보다 중요한 가운데, 두 지표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었다. 두 지표 모두 상위권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17득점으로 분데스리가를 평정하고 있다. 그리고 EI가 레반도프스키와 비슷한 모하메드 살라,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카림 벤제마는 각자가 속한 리그에서 득점 1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리고 X축과 Y축 끝에는 손흥민과 리오넬 메시가 있는데, 두 선수 모두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기는 해도 경쟁자를 압도하는 것은 아니다. 양적지표와 질적지표의 균형이 깨진 까닭이다. 이로써, 그래프상 회색 점선을 중심으로 우측 상단에 위치한 선수들이 가장 좋은 선수들이라는 결론지었다. 그리고 좌측 상단, 우측 하단, 좌측 하단 순으로 선수들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인가?

  월드 클래스의 선수들과 손흥민을 비교하며 감정을 어느 정도 걷어낼 수 있었다. 손흥민이 뛰어난 선수임은 틀림없고, 보는 시각에 따라 월드 클래스라고 할 수도 있다. 유럽 4대 리그 내 어떤 선수보다도 피니싱 능력이 뛰어남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팅을 창출해내는 능력만을 따진다면, 올 시즌에서야 활약을 펼치는 도미닉 칼버트-르윈이나 패트릭 뱀포드보다도 부족하다. 지금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더욱 높은 곳을 향하고자 한다면 보완해야 할 점이 분명해 보인다. 메시, 호날두, 레반도프스키와의 비교를 통해 더 많은 슈팅을 해야 한다는 아주 단순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다시금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