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전술 분석

[프리미어리그 20/21] 통계로 보는 득점왕 경쟁

Yejun Kimme 2020. 12. 19.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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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누구?

  프리미어리그의 가장 큰 이슈는 누가 득점왕을 차지할 것인지다. 리버풀과 토트넘의 맞대결에서 모하메드 살라와 손흥민은 1득점씩 기록했다. 반면, 도미닉 칼버트-르윈은 무득점 1도움으로 경쟁자들의 추격을 허용했다. 제이미 바디, 패트릭 뱀포드, 해리 케인도 언제든지 득점왕 선두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순위 이름 소속 득점
1 도미닉 칼버트-르윈 에버튼 11
1 모하메드 살라 리버풀 11
1 손흥민 토트넘 11
4 제이미 바디 레스터 10
5 패트릭 뱀포드 리즈 9
5 해리 케인 토트넘 9

 

  이러한 추세라면 리그 종료까지 누가 득점왕이 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그러는 한편 도미닉 칼버트-르윈, 모하메드 살라, 손흥민 중 누가 우위에 있는지를 분석하던 도중 데이터상 몇 가지 특이점을 발견했고, 본 글을 통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xG의 신뢰성

  xG는 얼마만큼 골을 넣을 수 있는지를 표현한 지표다. 매 경기별로 슛을 쏜 위치에 따라 산출되며 시즌 내내 누적된다. 해당 지표가 얼마나 신뢰할만한지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득점왕의 xG값을 통해 알 수 있다.

시즌 득점왕 득점 xG
17/18 모하메드 살라 32 22.2
18/19 모하메드 살라 / 사디오 마네 / 오바메양 22 19 / 16.1 / 20.7
19/20 제이미 바디 23 20.3

*17/18시즌 이전 xG값은 제공하지 않음

 

  xG를 처음 접했을 때, 선수의 실제 득점이 xG 값에 수렴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17/18시즌의 모하메드 살라는 32득점을 기록하며 xG값과의 괴리가 9.8에 이른다. 18/19시즌 사디오 마네의 괴리도 5.9로 꽤 높은 편이다. 그러나 나머지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 실제 득점과 xG값의 괴리는 해봐야 3~5정도다. 이로써 다음의 결론에 이르렀다.

xG는 퍼포먼스의 평균치이다.

  이는 xG 지표가 원더골과 운 좋게 넣은 골 모두 0에 가까운 수치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푸스카스상 후보에 오를만한 골이나 의도하지 않게 몸에 맞고 굴절된 골은 모두 xG지표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 득점과 xG의 괴리는 해당 선수가 그만큼 우수한 선수이거나 운이 좋았음을 설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xG의 활용원칙을 정립했다. 첫째, xG가 높을수록 득점 확률이 높다. 둘째, xG와 득점의 괴리가 크다면, 그것을 다른 지표로 보정한다. 그리고 xG와 득점의 괴리를 보정할 다른 지표로 G/SoT, SoT%, SoT/90, Att_Pen, Dist, Targ_90, np:G-xG, npxG/Sh를 선택했다. 해당 지표들은 득점과 관련한 직·간접적 행위를 데이터로 표현한 것이다.

 

보정지표 선정

G/SoT

  G는 골, SoT는 유효슈팅을 의미한다. 값이 클수록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시킬 확률이 높다.

SoT%

  슈팅 수 대비 유효슈팅 수를 나타낸 지표다. 얼마나 정확하게 슈팅을 하는지를 나타낸다.

SoT/90

  90분당 유효슈팅 갯수로, 득점 기회가 충분한지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한다.

Att_Pen

  페널티 박스 내에서의 터치 횟수다. 가까운 거리에서 슈팅할수록 골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감안해 선정했다. 높을수록 득점 찬스를 많이 잡는다.

Dist

  슈팅 지점과 골대 사이의 거리다. Att_Pen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절대값이 낮을수록 골대와 슈팅지점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 차트에서는 이를 뒤집어 값이 높을수록 가까운 것으로 보정했다.

Targ_90

  90분당 해당 선수를 대상으로 한 패스의 횟수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패스를 많이 받는 공격수가 슈팅 기회를 보다 많이 부여받는다.

np:G-xG

  PK골을 제외한 xG값으로, 인플레이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득점찬스를 맞이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다. 높으면 골결정력이 탁월한 것으로, 낮으면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npxG/Sh

  슈팅 대비 PK골을 제외한 xG값. 골을 넣을만한 상황에서 슈팅을 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다.

 

 

  한편, 위 지표들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질적지표와 양적지표로 분류했다.

* 질적지표(FI, Finishing Indicator) : G/SoT, SoT%, np:G-xG, npxG/Sh

* 양적지표(EI, Environmental Indicator) : SoT/90, Att_Pen, Dist, Targ_90

  질적지표는 선수의 피니시 능력과 관련이 있다. 양적지표는 포메이션, 전술적 역할 등으로부터 산출되는 득점기회와 관련이 있다.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말 그대로 득점하기까지의 행위를 질과 양으로 구분해 분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도미닉 칼버트-르윈, 모하메드 살라, 손흥민의 데이터 비교

xG 분석

xG

이름 xG 득점-xG
도미닉 칼버트-르윈 8.1 2.9
모하메드 살라 7.8 3.2
손흥민 4.5 6.5

 

  도미닉 칼버트-르윈의 xG가 8.1로 가장 높았다. 모하메드 살라는 7.8, 손흥민은 4.5다. 괴리가 큰 순으로는 손흥민이 6.5, 살라가 3.2, 칼버트가 2.9다. 다른 두 선수에 비해 손흥민의 괴리가 두드러진다. xG상으로 세 선수 모두 오버퍼포먼스임은 사실이나 칼버트와 살라는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손흥민의 득점과 xG의 괴리는 너무 크다.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질적지표와 양적지표를 분석했다.

 

질적지표 분석

FI

이름 G/SoT SoT% np:G-xG npxG/Sh
도미닉 칼버트-르윈 0.48 59 2.9 0.21
모하메드 살라 0.33 46.2 2 0.10
손흥민 0.79 60.9 6.5 0.19

 

  레이더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듯 손흥민은 질적지표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다. 즉, 손흥민은 xG에서 예외로 치부될 정도로 엄청난 마무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손흥민의 득점-xG 값이 낮았던 것은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할 만한 슈팅을 득점으로 연결지었기 때문이다. 반면, 살라는 세 명 가운데 질적지표가 가장 낮다. 항목별로는 SoT%, np:G-xG, G/SoT에서 손흥민이, npxG/Sh에서 칼버트가 가장 높다.

 

양적지표 분석

EI

이름 SoT/90 Att_Pen Dist Targ_90
도미닉 칼버트-르윈 1.8 73 11.3 48.9
모하메드 살라 1.55 98 17.2 63.79
손흥민 1.17 44 15.3 46.91

 

  반면, 양적지표에서는 살라의 면적이 가장 크다. 손흥민이나 칼버트에 비해 많은 득점기회를 부여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리버풀의 공격적인 팀컬러와 살라의 팀 내 역할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살라는 PK로 5득점했다. 한편, 칼버트의 면적도 넓은 편이다. 센터 포워드라는 포지션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항목별로는 Targ_90, Att_Pen에서 살라가, SoT/90, Dist에서 칼버트가 가장 높다.

 

xG의 도미닉 칼버트-르윈, 질적지표의 손흥민, 양적지표의 모하메드 살라

  지표를 분석해본 결과 xG에서는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질적지표에서는 손흥민이, 양적지표에서는 모하메드 살라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미닉 칼버트-르윈은 자신의 피니쉬 능력과 팀 전술 및 자신의 역할에서 적절한 조화를 이루었다. 손흥민은 자신의 장점인 슈팅능력을 발휘함으로써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모하메드 살라는 팀의 전술과 부여받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세 선수 모두 11득점이라는 결과에서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지만, 득점하기까지의 과정과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점이 있다. 먼저, 도미닉 칼버트-르윈은 제법 준수한 공격수이지만, 팀이 받쳐주기만 한다면 더욱 많은 득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블로그에 게시한 [에버튼의 하락세]를 참고해볼만 하다. 모하메드 살라는 개인의 피니싱보다도 전술적 역량이 돋보인다. 즉, 전술 수행역량을 배제한다면, 살라만큼 훌륭한 선수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도 있다. 반면, 손흥민은 엄청난 피니싱으로 전술적 역할에 비해 큰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그렇기에 대체불가능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해리 케인이 버티고 있고, 토트넘의 전략상 손흥민이 오롯이 공격만을 수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추정이 어느정도 들어맞는다면 세 선수가 득점왕에 이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도미닉 칼버트-르윈 : 자신의 폼을 유지하면서, 팀의 퍼포먼스가 향상된다. 

모하메드 살라 : 팀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폼을 향상시킨다. 

손흥민 : 자신의 폼을 유지하면서, 득점원으로서 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받는다.

 

  각각의 경우에 해당하는 상황의 예시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에버튼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특급 도우미를 데려온다던지, 살라가 미친듯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던지, 케인이 골 욕심을 버린다던지 등이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결과가 마냥 긍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손흥민이 득점왕 경쟁에서 끝까지 버티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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