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과 리즈 유나이티드의 1라운드 대결은 소문난 잔치처럼 볼거리가 많았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리즈 유나이티드는 매서운 맨마킹을 보여주며 비엘사의 축구를 선보였고, 이에 맞서 리버풀도 게겐프레싱으로 리즈의 빌드업을 괴롭혔다. 짧게나마 리즈가 3분 만에 내 준 페널티킥을 분석해봤다.
비엘사의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는 후방 다이아몬드 빌드업이 리버풀의 효과적인 압박에 의해 저지당했고, 또한 데뷔전을 치르는 코흐의 빌드업 호흡 문제로, 비록 이 상황에서는 다이아몬드를 형성했지만, 리즈의 우측 풀백 아일링이 좌풀백 달라스에게 롱볼을 전개하는 모습이다.
리버풀이 게겐 프레싱으로 왼쪽 사이드에 캘빈 필립스를 몰아넣고 우측으로 전개된 롱볼을 따기 위해 다시 압박한다. 리즈는 캘빈 필립스가 형성하는 후방 다이아몬드가 빌드업의 핵심이고, 이처럼 조직적인 압박이 가해져 세컨볼 싸움으로 가게 되면 전열이 정비되어 있는 리버풀이 유리하다.
클리치를 향한 롱볼을 고메즈가 따내어 헨더슨에게 연결하고, 리버풀의 압박으로 좌측면에 오버로드가 생겨 벌어진 중원 틈에서 헨더슨이 수월하게 전진패스를 시도한다.
살라가 오프더볼로 하프스페이스 공간에서 볼을 소유하는 척 하면서 마네에게 공을 흘린다. (살라는 이 경기에서 13번의 드리블 시도 중 9개의 드리블을 성공시켰다.) 하프스페이스로 움직인 살라에게는 3개의 선택지가 있었다. 포스트 플레이를 하다 피르미누에게 패스하거나, 바이날둠에게 패스, 혹은 마네에게 연결 중 살라는 센스 있는 흘리기로 마네에게 볼을 연결한다.
리즈는 기본적으로 대인방어를 수비 시 기본 지침으로 삼았다. 이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우측풀백 아일링이 리버풀의 좌측 윙어 마네를 맨마킹하고 있다. 리버풀은 이에 맞서 쓰리톱의 자유로운 스위칭으로 리즈의 수비 라인에 균열을 일으켰다.
15번인 스튜어트 달라스가 피르미누를 맨마킹하느라 마네에게 달라붙지 못했고, 이 상황에서는 23번의 캘빈 필립스, 혹은 코흐가 살라에게 더 붙어줬어야 했다. 코흐는 자신이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듯 했고, 시선처리도 불안해 보였다. 결국 리즈의 첫번째 실점은 코흐의 미숙한 수비 호흡과, 캘빈 필립스의 부족한 콜플레이가 불러온 실점이다.
캘빈 필립스가 살라에게 붙어줬더라면 19번인 파블로 에르난데스가 바이날둠을 마크하고, 위 상황처럼 캘빈 필립스가 바이날둠을 신경쓰느라 살라에게 붙지 못하고 어정쩡한 거리에 포지션을 잡지 않았을 것이다.
케이타의 하프스페이스 더미런이 리즈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클리히의 주의를 끌었고, 살라는 케이타의 더미런과 마네, 피르미누, 바이날둠이 벌려놓은 공간에서 슈팅을 가져갔다.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데뷔 3분도 채 되지 않아 살라의 슈팅이 코흐의 손에 걸렸고, 리즈는 페널티킥으로 첫실점을 내주고 만다.
채 20초가 되기 전에 리버풀은 그들이 자랑하는 게겐 프레싱과 마누라 라인의 호흡으로 위협적인 공격을 만들어냈다. 이 골장면에서는 1. 리버풀이 리즈의 한쪽 측면에 오버로드를 유발하고, 2. 게겐프레싱으로 상대 빌드업을 방해해 롱볼을 만들어내고, 3. 수적 우세 상황에서 세컨볼을 따내어 4. 쓰리톱에 볼을 전달하고, 5. 쓰리톱의 호흡과 미드필더의 공격 가세를 통해 슛을 만들어 내는 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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