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전술 분석

[프리미어리그 20/21] 8라운드 아스날 v 아스톤 빌라 전술 분석

Yejun Kimme 2020. 11. 1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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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 아스날 v 아스톤 빌라 전술 분석

포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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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과 아스톤 빌라 모두 자신들이 낼 수 있는 최상의 라인업으로 나왔습니다.
아스톤 빌라는 4-3-3으로 나왔고, 아스날은 예상대로 5-2-3 전술을 준비해왔습니다.

날카로웠던 아스톤 빌라의 공격

비록 VAR로 오프사이드 노골로 판정이 되었지만, 존 맥긴이 경기 시작 40초만에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아스날 수비진들은 그릴리쉬의 드리블을 제대로 막지 못했고, 남은 경기 시간 내내 그릴리쉬의 뛰어난 드리블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아스톤 빌라의 공격진 넷은, 트레제게를 빼고, 모두 볼 간수 능력이 탁월합니다. 특히, 잭 그릴리쉬의 공을 달고 달리는 드리블 능력은 아스톤 빌라의 공격 속도에 큰 역할을 합니다. 

왓킨스가 공중볼 경합을 통해 공을 따내면, 그릴리쉬가 볼을 달고 전진하고, 바클리가 균열이 생긴 수비진 사이로 침투합니다. 트레제게는 수비적인 역할을 겸임하느라 공격 참여에 늦는 편인데, 바로 이 점을 잘 활용하여 늦은 침투를 시도해 상대 풀백과 센터백 사이의 거리를 늘리는 역할을 합니다. 아래 도식이 아스톤 빌라의 이러한 역할 분담을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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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리쉬가 수비진 중 한 명을 끌어들이면, 바클리가 바로 그 공간을 향해 침투하고 드리블로 기회를 창출합니다. 왓킨스는 두 센터백 사이에 위치하며 이 두 센터백이 바클리나 그릴리쉬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트레제게가 낮은 위치에서부터 달려와 공격에 가담하며 사카가 수비를 제대로 돕지 못하도록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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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리쉬의 치명적인 온더볼과 공격진들과의 뛰어난 호흡이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아스톤 빌라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도 트레제게가 마지막에 화면에 잡히는 걸 확인할 수 있죠. 빌라 공격진들 각각에 뚜렷한 역할이 부여된 걸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순간적인 수적 우위 상황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수적 우위 상황을 만들기 위해 좌측 풀백 맷 타겟이 전진했고, 중앙에서는 센터백과 미드필더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더글라스 루이즈가 페널티 박스 안에 위치합니다. 이렇게 6명의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하며 아스날 수비진을 뒤흔드는 모습이 이 경기에서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거의 공식처럼 공격을 전개하는 측면의 풀백, 그리고 두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이 전진하는 상황이 똑같이 되풀이 되는 걸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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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주목할만한 왓킨스

올리 왓킨스는 리버풀전에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리고 있습니다. 아스날과의 경기에서도 뛰어난 공중볼 경합과, 포스트 플레이, 공간 침투, 피니쉬를 모두 뽐냈습니다. 왓킨스가 피치 아래까지 내려오며 센터백 홀딩을 위치에서 이탈시키고 바로 그 공간을 향해 침투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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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왓킨스는 중앙에서만 머물지 않고, 측면으로 빠지며 플레이를 전개하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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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의 무딘 공격, 무엇이 잘못되었나?

넓게 벌린 공격, 하지만 느린 측면 전환. 

아스날은 공격 시에 3-2-5 포메이션을 주로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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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넓게 벌린 측면 윙백들을 통해 아스날은 두 가지를 노리고자 합니다.

1. 아스톤 빌라의 수비진 간격 넓히기 

2. 측면 선수 패스 각도 확보

 

아스톤 빌라는 아스날의 공격이 측면으로 향하도록 측면 수비를 다소 헐겁게 했습니다. 특히 그릴리쉬는 셰도우 커버 외에는 별다른 수비적인 움직임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앙의 포백과 두 수비형 미드필더들 간의 간격은 항시 타이트하게 유지하며 아스날의 공격이 효과적이지 못하도록 만들었습니다. 

U자 빌드업 

레스터전에서도 드러났듯이 공격이 원활하지 못하자 아스날은 다소 답답한 U자형 빌드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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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예측 가능한 페널티 박스 침투 

아스날의 주요 공격 전술은 사카, 혹은 베예린을 활용한 하프스페이스에서 페널티박스 침투입니다. 지원 역할을 하는 미드필더와 윙어, 그리고 공격을 전개하는 측면의 풀백이 삼각형을 형성하며 순간적인 수적 우위를 만들고, 마침내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아래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두 미드필더 중 한 명이 공격을 전개하는 측면으로 커버를 가며 수적 우위를 상쇄하고 있습니다. 아스날의 측면 공격 부분 전술이 상당 부분 분석되어 아스톤 빌라가 잘 막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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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박스 침투가 불가능하자 사카는 아예 측면을 버리고 중앙으로 옮겨 가 크로스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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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확한 크로스, 약속된 움직임의 부재

티어니는 아주 날카로운 크로스를 몇 차례 보여줬지만, 아스날의 공격진은 많은 공중볼을 따내지 못했습니다. 

라카제트가 티어니의 날카로운 택배 크로스를 뱉어내는 아래 장면을 제외하고는 성공적인 크로스가 몇 차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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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베예린의 크로스 정확도는 매우 아쉬웠습니다. 방해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골키퍼를 향하는 크로스를 시전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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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이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프리미어리그 풀백이라면 적어도 경합에 붙일만한 크로스를 해야하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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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스날의 크로싱이 아스날의 주된 공격 루트가 아니기 때문에 훈련량이 모자랄 수도 있고, 중앙에서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다소 정적이어 수비진에 큰 교란을 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기에 풀백들만을 탓하기는 뭐한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스날이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린다면, 풀백들의 크로스 정확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비교 분석: 아스톤 빌라의 크로스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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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톤 빌라의 크로스는 정확히 타겟을 향합니다. 왓킨스가 공중볼에 강하기 때문에 왓킨스를 향해 크로스를 올리는 빌라의 우측 풀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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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서는 더글라스 루이즈가 정확히 헐거워진 공간을 향해 크로스를 올리고, 바클리가 뛰어난 기술로 논스톱 크로스를 왓킨스에게 올립니다. 

아르테타가 크로스를 꺼리는 이유

아스날이 격차를 따라 잡기 위해 티어니를 올려 크로스 전술을 전개하지만, 부정확한 크로스 탓에 역습 기회를 내주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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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사이에서 활약할 플레이메이커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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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1.5선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던 아스날의 플레이메이커들이 팀을 떠나가고,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3백을 채택하며, 플레이메이커가 사라진 것이 아스날의 무딘 공격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부족하나마 공격진에서 십시일반 돌아가며 1.5선으로 내려오며 공을 받아주고 연계를 해줘야 하는데, 라카제트는 이 경기에서 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공격에 기여를 하지 못했습니다. 오바메양이 답답해진 나머지 라인과 라인 사이에서 공을 받고 플레이메이킹을 시도했지만, 전문 플레이메이커가 아니기 때문에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1.5선에서 빠른 측면 전환을 담당해줄 선수가 없기에 아스날의 공격이 단조롭고 U자형 빌드업만 파는 형국이 나오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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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아르테타가 기자회견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경기는 아르테타의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모두 드러낸 경기입니다. 

특히나 아쉬운 점은 빠른 측면 전환이 애초에 불가능한 포메이션을 들고나온 점에 있습니다. 횡적으로 넓게 벌린 5명의 선수들이 패스를 주고 받긴 어렵습니다. 종적으로도 간격을 줘 패스 옵션들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빠른 측면 전환을 가능하게 할 미드필더도 절실합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전반전에 보여줬던 파티의 공격적인 기여입니다. 파티의 거의 모든 움직임과 패스는 항상 전진을 염두에 두고 실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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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가 아스날의 공격 속도를 높이는 모습들...

국대 경기 주간 동안 아르테타가 아스날의 공격을 얼마나 올리는지 지켜 볼 일입니다.

 

아스톤 빌라로서는 리버풀, 레스터, 아스날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중입니다. 그 뒤에는 딘 스미스의 명확한 전술적 지시와 이를 수행해 줄 보강 영입이 있습니다. 저번 시즌 강등권을 겨우 면한 빌라가 이번 시즌 이 좋은 모습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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