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페르난데스 vs 케빈 데 브라위너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케빈 데 브라위너가 리그 탑 클래스 미드필더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10득점, 6도움을, 케빈 데 브라위너는 2득점 7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최근 4경기만을 놓고 본다면,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앞서나가는 듯 하다. 프리미어리그 12~15 라운드 기간에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3득점 2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케빈 데 브라위너는 1도움에 그쳤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도 두 선수의 퍼포먼스를 비교하는 시선이 점차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케빈 데 브라위너의 통계치를 분석함으로써 각자의 장·단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지표 분석
두 선수를 분석함에 있어, 한 해외 네티즌이 제시한 미드필더 벨류에이션 모델을 참고했다. 카테고리는 드리블, 슈팅, 패스, 득점관여, 수비, 기타로 이루어져 있다. 참고한 모델은 다음과 같다.
원작자 링크 u/stitches_dc from reddit.com
그러는 한편,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케빈 데 브라위너의 xG, EI, FI를 통해 두 선수가 기록한 공격포인트의 차이를 이해하고자 했다.
- xG : 골 기대값
- EI(Environmental Indicator) : 슈팅의 창출 환경에 관한 지표
- FI(Finishing Indicator) : 골 결정력에 관한 지표
공격지표 분석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케빈 데 브라위너의 가장 큰 차이는 득점이다. 브루노는 인플레이 상황에서 5득점을 기록했으나, 데 브라위너는 인플레이 상황에서는 득점하지 못했다. 그래서 xG와 GCA값에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xG, GCA, SCA
이름 | xG | GCA | SCA |
---|---|---|---|
케빈 데 브라위너 | 6.2 | 12 | 76 |
브루노 페르난데스 | 6.9 | 13 | 69 |
*GCA : Goal Creating Action / SCA : Shoot Creating Action
세 공격지표를 분석해보니, 차이가 거의 없었다. 심지어 두 선수의 출장시간마저도 거의 같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xG가 0.7정도로 근사하게 높지만, 실제 득점으로 환산하면 많아봐야 2~3득점이다. 도움과 관련하는 SCA에서는 케빈 데 브라위너가 7포인트 앞선다. 마찬가지로 굉장히 근소한 수치이다.
EI와 FI
xG, GCA, SCA에서 차이가 드러나지 않아, EI와 FI에서 차이를 찾으려고 했다. xG가 높더라도 득점하지 못하거나 그 반대인 경우, EI와 FI에서 특징을 가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EI
이름 | Sh/90 | Att_Pen 90 | Dist | Targ90 |
---|---|---|---|---|
케빈 데 브라위너 | 3.43 | 4.96 | 21.2 | 63.33 |
브루노 페르난데스 | 3.05 | 3.36 | 22.6 | 70.96 |
EI에서는 케빈 데 브라위너가 Targ90(90분당 해당 선수를 대상으로 한 패스 시도)을 제외하고는 모든 항목에서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앞선다. 즉, 데 브라위너는 페르난데스보다 슈팅 기회를 더 많이 부여받았다.
FI
이름 | G/Sh | SoT% | G/xG | npxG/Sh |
---|---|---|---|---|
케빈 데 브라위너 | 0 | 28.6 | 0.32 | 0.09 |
브루노 페르난데스 | 0.16 | 36.8 | 1.45 | 0.08 |
반면, FI에서는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npxG/Sh(오픈플레이에서의 골 기대값/슈팅)을 제외하고는 케빈 데 브라위너를 앞선다. 특히, G/xG에서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따라서, 데 브라위너는 본인에게 주어지는 득점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G/Sh에서 데 브라위너의 수치가 0임에도 레이더 그래프에서 하위 약 23%로 표현되어 있는 것은, 비교집단 내 G/Sh가 0인 선수를 동일범주로 묶었기 때문이다. 4대리그 미드필더들 중 23%가 G/Sh에서 0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G/Sh도 상위 약 23%의 수치를 뜻한다. 단순 숫자 비교가 아님을 유의.
미드필더로서의 영향력
한편, 득점능력 이외에도 피치 위에서 미드필더로서의 역량을 드리블, 패스, 수비로 나눠 분석했다.
드리블
드리블은 케빈 데 브라위너가 브루노 페르난데스보다 더 훌륭했다. 드리블 시도 및 성공에 대한 지표 3개에서 페르난데스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드리블 과정에서의 실수와 관련한 지표 2개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페르난데스가 더 높았다.
패스
패스 세부지표는 두 선수 모두 높았으며, 몇몇 항목을 제외하고는 근소한 차이만을 보였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총 패스시도, 압박상황에서의 패스시도, 공격지역으로 투입한 패스에서 케빈 데브라위너를 앞섰다. 케빈 데 브라위너는 패널티 에이리어 내로 투입한 크로스가 브루노 페르난데스보다 많았다.
수비
수비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케빈 데 브라위너의 압박 성공률이 브루노 페르난데스보다 훨씬 높은데, 이는 맨체스터 시티가 조직적인 압박을 많이 시도하는 까닭이다. 한편,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블락과 태클 시도가 케빈 데 브라위너보다 많았다.
득점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음
지표 분석을 통해 케빈 데 브라위너는 드리블에서,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득점에서 비교우위를 갖는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두 선수의 차이는 근소하여 중대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공격 세부지표에서도 FI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경기 별 npxG 분석
한편, 데 브라위너와 페르난데스가 득점에서 차이를 보인 만큼 득점과 관련한 세부지표에서의 차이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많은 지표 가운데 npxG에서 두 선수의 미묘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npxG : 오픈플레이에서의 골 기대값
이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계 |
---|---|---|---|---|---|---|---|---|---|---|---|---|---|---|---|---|
케빈 데 브라위너 | X | 0.4 | 0.1 | 0.2 | X | 0 | 0.1 | 0.1 | 0.3 | 0.3 | 0.8 | 0.6 | 0.3 | 0.2 | 0.4 | 3.9 |
브루노 페르난데스 | X | 0.2 | 0 | 0 | 0.4 | 0.1 | 0 | 0.2 | 0.2 | 0.9 | 0 | 0.2 | 0 | 0.2 | 0.6 | 3.1 |
시즌동안 데 브라위너와 페르난데스의 npxG는 각각 3.9와 3.1이다. 누적치상으로는 데 브라위너가 0.8 높다. 그러나, 매 경기 별로 분석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케빈 데 브라위너는 npxG를 경기마다 조금씩 쌓아나갔지만,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npxG를 한 번 쌓을 때 확실히 쌓았다. 데 브라위너는 출전한 경기 중 npxG가 0인 경기는 1경기지만, 페르난데스가 출전한 경기 중 npxG가 0인 경기는 4경기다.
npxG의 해석의 어려움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케빈 데 브라위너의 경기당 npxG 분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내부적으로 토의했으나, 의견의 합치를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서로 다른 두 주장을 제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주장 1 : 케빈 데 브라위너는 득점을 많이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닐 뿐이다.
케빈 데 브라위너의 경기당 npxG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그가 맞이한 찬스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선수 개인의 문제일수도, 전술적 문제일수도 있다. 한편, 지난 시즌 데 브라위너는 13골을 기록했고 이는 커리어 하이다. 10득점 이상 기록한 시즌은 12/13 베르더 브레멘 10골, 14/15 볼프스부르크 10골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결론적으로 케빈 데 브라위너는 유형상 많은 득점을 기대하기 어려운 선수이며, 경기별 npxG가 낮은 것도 그가 선수로서 가진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주장 2 : 케빈 데 브라위너가 득점하지 못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시즌동안 두 자리수 득점을 기대해볼만 하다.
월드 클래스로 분류되는 케빈 데 브라위너라면 매 시즌 두 자릿수에 근접한 골을 넣어줘야 한다. 따라서 올 시즌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골이 없는 것은 마땅히 지적 받아야 할 점이다. 데 브라위너에게 기대하는 것이 골이 아닌 어시스트일지라도 필드 위 선수라면 완벽한 득점 상황에서는 골을 넣어줘야 한다. 사우스햄튼 v 맨시티 전 오픈 찬스와 같은 상황이 그 좋은 예이다. 찬스 장면 링크
올 시즌 현재까지의 퍼포먼스만 놓고 본다면,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데 브라위너보다 좋다. 과르디올라나 아르테타 같은 전술가형 감독들이 지휘하는 팀은 완벽한 게임 플랜을 준비하고도 골이 나오지 않는다면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 압박감은 선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현재 맨시티의 골 부족 현상은 데 브라위너에게도 책임이 있다. 아마 스스로도 골이 부족함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골이 나오지 않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골을 넣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데 브라위너가 모든 전술적 지시를 완벽하게 수행하고서도 골을 넣지 못했다면, 단순히 운이나 전술적 역할을 탓하기 보다 결정력 혹은 문전에서의 조급함을 문제 삼아야 한다.
'축구 전술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리미어리그 20/21] 토트넘 미드필더의 창의성 문제 (0) | 2021.01.06 |
---|---|
[프리미어리그 20/21] 아스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율리안 브란트, 마르셀 자비처, 조안 조단 스탯 비교 (0) | 2020.12.31 |
[프리미어리그 20/21]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인가? 4대 리그 대표 공격수들과의 비교 (1) | 2020.12.27 |
[프리미어리그 20/21] 통계로 보는 득점왕 경쟁 (0) | 2020.12.19 |
[챔피언스리그 19/20] 맨체스터 시티 v 리옹 8강전 과르디올라 부분 전술 분석 (0) | 2020.12.16 |